Milonga trip

유럽에서 아메리카노 커피 주문시 주의사항, 블랙 커피, 롱 블랙

땅게로1 2022. 10. 4. 19:56

아메리카노는 말 그대로 미국에서 유행한 커피이기 때문에 유럽에서는 굉장히 낯선 커피 스타일이다. 10년 전만 해도 유럽에서 아메리카노라고 주문을 하면 못 알아듣는 사람이 많이 있었다. 그 나 라에 가면 그 나라 문화를 따라야 하는데, 한국에서 아메리카노를 입에 달고 다니다 보니 생긴 문제였다. 지금은 스타벅스가 유럽에서도 자리 잡았고, 아메리카노도 흔한 커피 메뉴가 되었다. 하지만, 다 같은 아메리카노는 아니다.

 

1. 영국에서 아메리카노

밀크 아메리카노

영국에서도 아메리카노가 많이 대중화 되었다. 스타벅스도 많이 있고, 카페 네로 Cafe Nero나 코스타 카페 Costa cafe, 프렛타망거 Pret a Manger와 같은 로컬 브랜드에서도 아메리카노를 취급하고 있다. 그만큼 흔한 메뉴가 되었는데, 맛은 역시 브랜드마다 조금씩 다른다. 

특이한 점은 이 로컬 브랜드에서 아메리카노를 주문을 하면 꼭 "with milk or without milk"를 물어본다. 주문이 완벽히 끝날 때 까지 정신 줄을 놓으면 안 된다. 어설프게 주문을 하면 우유가 들어간 아메리카노를 마시게 된다.

이런 행태는 홍차(Black tea)를 마시는 영국인들 습성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있다. 홍차를 마실 때 떫은맛을 줄이기 위해서 우유를 넣서 마시는 경우가 많은데, 이게 커피로까지 이어졌다고 본다.

영국 카페 브랜드 카페 네로 와 메뉴 (출처:인터넷)

 

 2.  일리 카페 Illy cafe

블랙 커피와 뜨거운 물 한잔

유럽에서 커피로 유명한 나라는 이탈리아다. 그리고, 이탈리아 커피 브랜드인 일리(illy)도 유명하고, 이 커피를 취급하는 체인도 많이 있다. 전 유럽이 퍼져있다. 여행을 하다가 커피가 생각나서 들어간 카페가 일리 카페가 많이 있다. 일리 커피를 취급하는 카페는 일리 사인을 달아놓는다. 예전에는 이 카페에는 아메리카 메뉴가 없었는데, 이제는 있다. 그런데, 서빙은 에스프레소와 뜨거운 물 한잔이 같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알아서 아메리카노 만들어 마시라는 이야기이다. 나름 합리적이긴 한다. 하지만, 다 부어 봐야 양이 얼마 되지 않는다. 아메리카노를 좋아하는 분들은 그 충분한 양에 매료된 분들도 많은데, 여기서는 그냥 한 잔이다.

일리뿐만 아니라 라바짜(Lavazza)같은 커피 브랜드 샵도 비슷하고, 유럽의 대부분의 카페에서의 아메리카노는 그냥 블랙커피이다. 블랙커피에 뜨거운 물 한 잔이 나오던가. 

일라 카페 사인 간판
일리 사인 (출처: 인터넷)

 

3. 롱 블랙 Long Black

롱 블랙은 유럽은 아니고, 호주(오스트레일리아)에서 주문 가능한 아메리카노이다. 호주에서는 특이한 그들만의 브랜드가 몇개 있는데,  헝그리 잭스와 롱 블랙이다. 헝그리 잭스는 버거킹의 호주 버전이다. 상표권 문제로 버거킹은 호주에서 "버거킹"을 사용하지 못한다. 그러나, 버거킹의 와프 메뉴는 똑같다. 롱 블랙은 정확히 상표나 브랜드는 아니지만, 아메리카노의 호주식 명칭이다. 호주를 여행을 하다 보면, 큰 도시가 많은 동부에서는 아메리카노가 통용이 되지만, 서부 쪽은 아직도 아메리카노는 낯선 단어이다. 센스 있게 "롱 블랙 long black"을 시켜 주면 된다. 그런데, 이 롱 블랙이라는  커피 명칭이 유럽으로 전해져서, 근본 없는 메뉴에 등장하기도 한다. 소위 트렌디 카페에 가면, 가지가지 커피 종류가 있는데, 아메리카노도 있고, 롱 블랙도 있어서 이게 어떻게 다른지 다 시켜 볼 수 없는 어이없는 상황에 처하게 되기도 한다.

 

스타벅스에 의해 아메리카노가 널리 퍼졌다고는 하지만, 그 해석은 나라마다 다르게 진행되는 재미있는 현상을 보게 된다. 나도 사실은 스타벅스의 아메리카노는 싫어한다. 너무 물 같아 맛이 없다. 투썸 플레이스의 진한 아메리카노를 좋아한다. 때문에, 진한 유럽식의 벌크 블랙 커피가 의외로 내 커피 취향에 잘 맞았다. 어디서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던, 근본은 블랙커피임을 생각하면 당황하는 일을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