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에르 로드리게스와 제랄딘 로하스는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아르헨티나 탱고 커플이었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도 그들은 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지만, 서로 다른 길을 걸은 지는 제법 오래되었다. 하비에르 로드리게스의 국내 방문쯤 해서 생각나서 적어본다.
하비에르와 제랄딘
1990년대 말, 2000년 초반에 하비에르와 제랄딘은 수많은 멋진 공연으로 가장 사랑받는 탱고 커플이었다. 당시 아르헨티나 탱고 동영상을 구해 보기 힘든 시절에도 입소문을 타고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것을 생각하면 그들의 인기가 얼마나 높았는지 알 수 있다.
지금 유튜브를 살펴보면 당시 영상을 제법 찾을 수 있다. 당시 하비에르와 제랄딘의 인기있었던 오리지널 안무도 있다.
제랄딘 로하스 Geraldin Rojas
제랄딘 로하스는 영화 "어쌔신 탱고" 앤딩 크레디트를 파블로 베론과 장식한 땅게라이다. 하비에르와의 동영상은 인터넷이 보급되기 전이라 많지 않지만, 인터넷 보급 후에는 이 엔딩 크레디트가 널리 퍼졌다. 당시 파블로 베론의 유명세를 얻어 제랄딘이 다시 한번 유명세를 탔다.
누에보 탱고에서 치쵸의 인기가 늘어가기 시작할 때 쯤에 제랄딘과 하비에르의 인기는 상대적으로 줄어든 느낌이 있고, 2000년 중반 제랄딘이 에제끼엘과 결혼하면서 하비에르와의 파트너십이 끝났다.
2007년 우리나라에 제랄딘이 방문한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많은 땅게로스가 기대를 많이 했었는데, 파트너가 에제끼엘이어서 적지 않은 실망을 했었다. 더 실망스러웠던 것은 에제끼엘의 춤이 우리나라 땅게로스들의 눈에 차지 않았다는 것이다. 워크숍 내내 까칠했던 그이 성격도 한 몫했다.
지금 제랄딘과 에제끼엘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인근에서 정착 탱고했다. 탱고 강습을 하고 밀롱가에 종종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예전의 제랄딘의 명성을 생각하면 상당히 초라해 보인다. 네덜란드의 땅게로스들도 하비에르와 제랄딘을 좋아했지만, 에제끼엘과 제랄딘은 아니라고 말할 정도이다.
하비에르 로드리게스 Javier Rodriguez
하비에르는 제랄딘과 결별 후 공연 등에서의 유명세는 많이 떨어졌다. 하지만, 그의 인기는 지속되었는데, 여기저기 많은 탱고 행사의 초청되어 다니는 단골 손님이 되었다. 아마도, 비행기 티켓을 한 장만 준비해도 되기 때문이라는 농담도 있었다. 하비에르 로드리게스가 파티 초대에 일 순위인 이유는 따로 있다. 그 이유는 성격이다.
그 정도의 유명세를 타면 거만해 질만 한데, 그렇지 않다. 그 예가 단적으로 나오는 것이 사진이다. 밀롱가 공연을 하면 밀롱가에서 땅게로스들에게 사진촬영 요청을 받는데, 사양을 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렇게 시작된 사진 요청은 한 두명이 아니라 몇십 분 기다려야 하는 대기줄을 만드는데, 늘 친절하게 잘 찍어준다. 그래서 연령불구하고 많은 땅게라들이 좋아한다.
마치며,
하비에르와 제랄딘이라는 타이틀이 가지는 무게가 상당했는데, 이십여 년이 지난 두 사람의 모습이 너무 많이 차이가 난다. 한 명은 그저 그런 동네 탱고 강사, 다른 한 명은 존경받는 스타 게스트로 지내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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